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그냥 재미있으면 되는 건가요

2015.01.01. 예전 블로그에 발행했던 글을 옮겼습니다.


스마트교육이든 소프트웨어교육이든 교사가 “왜?” 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부터가 왜 앱을 써서 가르치는지, 왜 프로그래밍을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림 출처: https://www.pexels.com/photo/wooden-robot-6069


보통 스마트교육이나 소프트웨어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새롭다.
  •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
  • 창의성이나 논리적 사고가 길러진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위의 세 가지 이유는 다른 모든 교육방법에도 해당된다. 예를 들면, 고루하다고 여겨지는 독서교육도 조금만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면 얼마든지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수 있고 창의성이나 논리적 사고 또한 자연스레 길러질 수 있다.

왜 스마트교육이나 소프트웨어교육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앞서 추진하는 교사들이 체계적인 교수학습 설계와 실험적 모색을 거듭하며 과정적 흐름과 결과적 효과성에 대해 면밀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 만약 그럴 시간이나 여력이 없다면, 하다못해 교수학습에 대한 선행연구라도 읽어보아야 한다. (여담이지만 이러한 이유 등으로 교수님들과 현장교사들의 밀접한 대화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

스마트교육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에 대한 전반적 고민 없이 QR 코드, 클라우드 서비스, 앱 활용 수업에만 치중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이미 모두 알고 있다. 끊임없이 앱 소개와 앱 활용 수업이 지루하게 반복되며 많은 교사들이 컴퓨터, 디바이스, 앱 강사로 주저앉았다.

소프트웨어교육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몇몇 자료들을 보고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Code.org의 겨울왕국 미션 수행하기’, ’Scartch로 뚝딱 게임 만들기’, ’Arduino로 웨어러블 불빛 깜박이기’, ‘로봇으로 라인트레이싱 하기’ 등만 반복된다면 오히려 이제 막 싹을 틔우는 소프트웨어교육 전체가 시들어 버릴 수 있다.

여기에서 공통적인 문제는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각각의 이야기들보다 수업 도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서울에 사는 아이나 제주도에 사는 아이나 똑같이 불빛만 깜박이고 수업이 끝나버린다면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앱이나 로봇을 ‘써보는 것’ 말고, 그것을 통해 아이들이 어떻게 크리에이티브를 발산할 수 있는지 또는 생각의 변화나 사회적 변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적 고민이 필요하다. 새롭고 신기하니까 별다른 고민 없이 할 수 있는 따라하기식 활동만 이루어진다면, 아이들을 데리고 이것저것 실험을 해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냥 아이들이 좋아해서 하는 거라면 우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육시간이나 급식시간과 뭐가 다를까. 우리에게는 목적과 방법에 대한 동시적 고민이 필요하다.

- 송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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